벤킹마킹 1순위였던 조선산업의 추락을 보는 건설업계의 시선은 복잡하다.  조선업 위기의 원인이 지금의 건설업계와 무척 닮았기 때문이다.

 이상호 건설산업연구원 원장은 "건설업의 해외플랜트 어닝쇼크와 위기에 빠진 조선업이 매우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이 원장은 "세계 시장에 대한 정보를 갖고 기술.인력 투자를 하지 않으면 건설업도 큰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건설산업은 이미 곳곳에서 위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해 158조원이라는 사상 최고 수주액을 기록한 건설산업이 2년 뒤인 2018년에는 '매출절벽'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건설 수주가 20% 급감할 경우 향후 5년간 국내총생산(GDP)의 연평균 증가율이 0.4%포인트 떨어지고,건설일자리가 총 45만개 사라질 것이란 우울한 분석도 나왔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131개 상장 건설사들의 지난해 매출 성장률이 -8.7%, 영업이익률은 -1.9%였다.

 이복남 서울대 건설환경종합연구소 교수는 "이미 건설업은 '제2의 조선업'으로 가고 있다"며 물량 확보 위주의 수주 전략에서 벗어나 해외 투자개발형 사업처럼 시장을 만들어가는 선도자(first mover)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조조정 시기를 놓쳐 위기에 빠진 조선업을 반면교사로 삼아 건설산업도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성우 대한토목학회 회장(전 국민대총장)은 "건설시장의 파이에 비해 건설업체 수가 너무 많다"며 "자율이든, 타율이든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학회장은 "여전히 세계 건설시장은 매년 10%씩 성장하고 있다"며 "지금의 위기가 건설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혹독한 수업료가 될지, 실패 사례로 남을지는 건설업계와 정책 당국의 향후 대응에 달렸다"고 말했다.

                                            -   건설경제 신문 발췌   -